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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영화

영화 침묵-최민식이 연기하는 부성애

최민식하면 뭔가 흥클어진 분위기에 조금은 지저분하면서 거친이미지가 생각나는 배우이지만, 영화 침묵에서는 사업에 성공하고 요트를 모는 세련된 사업가로 나옵니다. 돈과 사랑 모두를 가진 임태산이지만 딸만큼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식만큼은 부정으로도 안되는 부분이겠지요. 그 문제의 딸 미라는 새엄마가 될 가수 유나의 비디오가 유출되자 그녀를 불러내고 , 그날 유나는 차에 치어 살해 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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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한 미라는 그날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사랑하던 약혼녀의 죽음, 그리고 사랑하는 딸이 그 약혼녀를 죽인 범인 인 상황.. 그 상황에 임태산은 자신의 방식으로 딸을 보호하기 시작합니다.  성공한 사업가가 되기 위해 온갖 부정한 방법으로 살아온 자신을 어떤 방식으로 해도 검사를 속일 수 있는 방법은 임태산 자신이 범인이 되는 상황밖에 없다는걸 알고, 자신의 유죄로 딸을 구해냅니다.

 

 

영화의 결말은 미라가 정승길, 최희정의 도움으로 아버지가 사건을 어떻게 뒤바꿨는지 알게 되면서 사과를 전하는 방식으로 마무리 됩니다. 우리나라 현실에 임태산 정도면 굳이 본인이 죄를 뒤짚어 쓰지 않고도 집행 유예로 딸을 충분히 풀려나게 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습니다. 영화에서는 각계각층의 협박전화를 받고도 싸우는 검사가 있기에 딸 대신 임태산을 감옥에 넣지만요.

 

이 영화에 전체적으로 흐르는 내용은 부정,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느새 이 감정의 흐름에 파도를 탑니다. 사실 살인죄의 심각성 그 죄를 숨기거나 범인을 보호하는건 부적절하다는 건 오늘 밤 8시 뉴스룸을 보지 않아도 알고 있죠. 그러나 어느새 그런 감정보다는 임태산의 약혼녀를 죽인 딸을 구하기 위해 고뇌하고, 딸이 약혼녀를 죽이는 장면에 오열하는 최민식을 안타깝게 지켜보게 됩니다. 그리고 딸을 구하기 위한 임태산의 모든 나쁜일들에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구요. 개인적으로 이런 심리를 갖고 노는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그러나 약간 아쉬운 점이라고 하면 임태산의 악행들이 더 대비 되었을때 감정의 싸움이 계속 될 수 있었을텐데, 임태산은 생각보다 관대하고 나쁘게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더 쉽게 임태산의 부정에 공감하게 되버리고 맙니다. 조금만 더 악랄하게 사는 점이 부각됐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이렇게 쉽게 넘어가는 감정의 원인 중 또 다른 하나는 최민식의 연기에 있겠죠. 성공한 사업가, 셔츠를 입고 요트를 모는 최민식을 상상해 보지 않아서 어색할 줄 알았는데.... 이 영화는 이런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래 드물게 중국 영화를 리메이크 했다고 하는데요. 원작에서는 변호사와 검사의 시점을 대비해서 영화를 이끌어 간다고 하는데, 영화 침묵에서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최민식 위주로 진행됩니다. 영화를 보면서 감독은 왠지 변호사와 검사에 대해 더 말하고 싶은게 있을거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검사가 왜 그렇게 임태산에 집중하는지, 변호사는 왜 변호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고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해버리는지..... 그런 부분에서.. 아마도 원작은 설명하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