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영화

독서 - 현의 노래(김훈 지음)

베키오 2016. 10. 1. 13:15

김훈 작가님의 소설은 언제봐도 감동입니다.

자연현상에 대한 설명 하나하나가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묘사하는 기법은

우리나라 작가 어느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에 김훈작가님 소설이 많진 않지만 몇권 있네요.. 칼의노래, 현의노래, 남한산성, 흑산까지...

이들 중 다 한번씩 보아왔는데, 현의 노래는 익숙치 않아서 주말에 시간내어 읽어보았네요.

 

 

 

가야시대의 우륵이 존재하는 시기로, 가야시대의 멸망과 가야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임금이 죽을때 순장이라 하여 주변에 있던 삶아있는 사람들도 함께 묻히는 풍습으로 책이 시작되는데, 가히 충격적이었어요.

가야왕은 쇠약하고, 나라는 점점 힘을 잃어 신라에 의해 무너짐을 당하는데, 이때 우리가 많이 들어온 신라장군 이사부가 등장합니다. 이당시 이사부가 독도를 발견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하구요.

책에서 우륵의 제자 니문은 우륵이 가야를 떠나야 하나고 할때, 독도로 떠나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어요.

 

    

 

책에서 아라라고 하는 왕의 시녀가 순장대상임에도 불구하고 탈출을 하는데요,

우륵은 우연히 무너진 가야마을에 숨어있던 아라를 만나 제자 니문과 엮어줍니다.

그러나 아라를 발견한 가야집사부들은 가야 마지막 왕이 순장을 하지 말라 일렀으나,

그전 왕의 순장을 거부한 그녀를 묻어야 성난 하늘(천문)을 달랠 수 있다하여 그녀를 순장하게 됩니다..

그 상황에서 우륵과 니문은 가야금을 타고, 피리를 불며 춤을 춥니다..

 

 

무너져가는 가야 고을들의 소리를 담은 가야금.

우륵은 죽기전에 결국 신라로 이 가야금을 보냅니다. 가야의 소리를 담은 12줄의 가야금이 이렇게 전해졌구나 생각하니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라 잃은 악사의 슬픔이 느껴져 짠해집니다.

 

 

    

 

 

 

<나의 책갈피>

 

1. - 물가에서 철마다 바뀌는 물소리며 바람소리를 듣고 자란 놈들이니, 나무라도 아주 벙어리는 아닐게다.

  비화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 나무는 본래 벙어리가 아니지요. 바람이 불면 소리를 내고 두들겨도 소리를 내잖아요.

   - 그렇구나. 울리면 다들 소리를 내는구나 (25p)

 

 

2. 사람들이 먼 바다로 나오지 못한다니 그 곳은 왜가 아닐 것이고, 섬에서 다시 아득히 먼 수평선에서 해가 뜬다 하니

그 섬은 부상도 아닐 것이었다. 그 섬은, 아직도 알 수 없는 인간의 섬이었고 신라도 왜도 아닌 어떤 나라였다.

섬을 확인하지 못하는 한 이사부의 바다는 거칠고 위태로웠다. (159p)

 

 

3. - 갈곳은 아직 모르오. 허나 가야는 이제 곧 결딴이 날 것이오.

   - 소리가 나라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 상관이 없다 해도 살아야 소리를 내는 것이오. 목숨은 소리와 다르지 않소. (169p)

 

 

4. - 소리는 사는 일과 같다. 목숨이란 곧 흔들리는것 아니겠느냐.

흔들리는 동안만이 사는 것이다. 금수나 초목이 다 그와 같다.

   - 하오면 어째서 새 울음소리는 곱게 들리고 말 울음소리는 추하게 들리는 것입니까?

   - 사람이 그 덧없는 떨림에 마음을 의탁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떨림과 소리의 떨림이 서로 스며서 함께 떨리기 때문이다. 소리는 곱거나 추하지 않다 (17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