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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영화 1987 보고 왔어요

1987년 6월 항쟁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자나요. 저는 이런 시대 사건을 그린 영화를 특별히 더 좋아해서 기대도 많이 한 영화인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이제야 보고 왔네요. 영화는 600만을 돌파했고, 이젠 전보다 상영관이 줄어드는 추세가 아쉬울 정도로 재밌게 보았답니다. 6월 항쟁의 그때처럼 영화에서도 사건을 이끌어 가는 주연들이 시간차로 한명씩 튀어 나와서 한명씩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구요. 제 옆에 있던 학생은 극이 마지막으로 향할 수록 계속 눈물을 흘리더라구요.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도 벅찬 감정이 공유될 수 있는 힘을 지닌 영화였습니다.

 

 

 

 

사실 저도 민주화세대라기에는 엄청 어리고 커가면서 특별히 민주화나 산업화 같은 것들에 신경쓰지 않고 편하게 살아온 세대 같아요. 광주민주화 운동이나 6월 항쟁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죠. 어렸을땐 정말 우리 선배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커가면서 음... 생각보다 그 운동에 참여한 사람이 소수이고 좀 과장되어 있나 의심도 하곤 했어요. 당선되 대통령을 본다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죠?

 

 

 

영화로 들어가면 박종철의 고문 치사로 인해 사건은 시작합니다. 그때 특별히 정직하거나 선의로 가득찬 검사가 아닌 근무시간에 술을 입에 달고 사는 평범한 검사는 박종철 시신의 화장을 막아냅니다. 경찰의 술접대를 흔쾌히 콜하는 장면을 보면 정말 사회에 맞서지 않고 순응하며 살아가던 검사 같은데요. 그런 그가 어쩌면 반항이나 객기 일수도 있고, 그 안에 조금 있는 사회의 문제 인식으로 시신의 화장을 막아내죠. 어떻게든 부검을 하게 되고 국과수나 처음 응급조치 했던 의사들도 아주 조금의 반항을 시도하구요.

 

그런 반항의 시도들이 조금씩 커져 나갑니다. 교도관은 교도소에 잡혀온 박종철 살인 경찰들의 면담 내용을 적어 기자에게 전달하구요. 어렵게 전달 받은 사건의 전말을 천주교 사재들은 위험속에서도 사회 고발을 하구요. 어린 학생들은 군부에 직접 맞서는 시위를 하면서 다치고, 이한열열사는 최류탄에 죽음을 맞게되죠.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정이 증폭되가는 그림처럼 그려냅니다.

 

 

 

6월 항쟁 당시 기자들이 얼마나 큰 활약을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기자나 그당시 기자들이 별로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서인지 기자의 이야기에는 큰 공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에 큰 역할을 했을지 모르는 신문도 그 기간 저리른 과가 더 많은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당시 동아일보내에서 있었던 움직임은 높게 평가할만 하겠지만요. 기자들보다는 연희가 당시의 생각을 잘 대변해 주는거 같아요. 어쩌면 그 이후를 지내온 우리의 모습들도 연희를 통해서 잘 보여주는 거 같아요. 신발을 잃어 버리기 전까진, 회피하고 싶고 그래봤자 무슨변화가 있겠어.. 이러고 살아가니깐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얽히고설켜 큰 변화를 만들어내는 영화의 이야기가 제게는 큰 감동을 주었던거 같아요. 좋은 영화 뒤늦게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네요.